2022년 비전공자 개발자의 국비학원 수료 후 회고

후회와 감사의 공존


개인적인 질문사항은 메일로 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email : tjdtls690@gmail.com


모든 연간 회고록 목록

  1. 2022년 비전공자 개발자의 국비학원 수료 후 회고 (블로그의 첫 글이자 첫 회고록)

  2. 우아한 테크 코스 5기 백엔드 최종 합격 및 전체 과정 회고


1. 방황


“너의 인생 중, 제일 만족스러운 시기는 언제야??”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본다면


“지금 현재까지의 1년이 가장 만족스러웠어”


이렇게 답할 것이다.


2021년 05월 ~ 2022년 4월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던 29년(30살)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1년이었다. 드디어 ‘내가 하고싶은 일,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기 때문이다. 무려 ‘29년’만에 말이다. 그래서 후회와 감사가 동시에 공존한다.

'개발자의 길을 좀 더 빨리 알았다면' 이란 후회와

'지금이라도 내 적성에 맞는 일과 하고싶은 일을 찾았다.' 라는 감사말이다.

분명히 난 평균보다는 꽤 늦은 출발임이 틀림없다. 한국나이로 30세에 국비지원 수료를 했다는 건, 그 전까진 변변찮게 생활을 이어왔다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이전까진 그저 ‘방황의 인생’ 그 자체였다.

  • 첫번째 선택

    '인생의 중요한 첫번째 선택'은 중학생때 교회 지인의 권유로 드럼을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제 3자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것이지만, 세계 최대의 찬양단에 들어가서 드럼을 치고 싶다는 나름의 목표의식을 갖고 연습했다. 그러나 결과는 20살 현역때 서울예대 예비1번을 찍었다. 서울예대는 실용음악과 대학중에, 수능으로 치면 서울대와 같다. 결국 단 한명도 빠지지 않아서 불합격하게 되었다.

    그 뒤로 더 열심히 연습을 했다면 다음 해엔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뒤로 교회의 찬양단이란 것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목표의식을 잃어가며 아웃 됐다. 당연히 재수, 삼수까지 해도 될 턱이 없었다. 그 후에 알바를 몇 개월 한 뒤 2014년에 그대로 군대로 직행했다.

  • 두번째 선택

    2016년 7월 6일에 전역을 하고 '인생의 중요한 두번째 선택'을 하게 됐다. 이번엔 부모님으로부터 ‘안정적인 공무원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 때 들었던 생각은 ‘그래. 지금 인기 직업이기도 하고 어차피 현재 고졸에 아무것도 이룬것이 없는 내 스펙으론 할 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다.’ 였다.

    여기서 3가지 문제가 있다.

첫번째, 시작이 ‘할 게 없으니 이거라도 하자’ 라는 도피성 마인드다.

두번째, 우리집은 한국 평균보단 더 잘사는 수준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걸 꼭 붙어야 한다는 헝그리 정신이, 노는데에 익숙해져있던 갓 전역한 24살에게 스며들기란 절대 쉽지 않았다.

세번째, 애초에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인생이다. 이 당시의 정신상태로 공시를 성공하기란 어불성설이었다.

공시생 1년차에 실패, 그 후로도 2년차, 3년차, 4년차까지 매년 도피성 마인드로 공시생 생활을 이어갔다. 사실상 공시생이 아니라, 현재 방황 상태인 내 자신을 당장 변명해 줄 '명분 (공시생이란 명분)' 이 필요했던 백수에 불과했다.

그렇게 2020년 6월이 되고 4년차까지 깔끔하게 아웃당한 후, 그제서야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다. 이걸 보면 내 지능이 굉장히 낮은 상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이라도 이 무의미한 시간 보내기를 그만하고, 일단 뭘 하던 작은 성취부터 이루어나가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무작정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 훼스토라는 외국계 회사에서 물품을 포장하는 일에 1년 계약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난 중학생 시절 드럼을 시작할 때도, 그리고 전역 후 공시생 생활을 시작할 때도 ‘언제나 남의 시선을 더 신경쓰고, 남에게 떠밀리듯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반복’해왔다. 근데 뜻밖에도 이 회사가, 나를 '능동적인 상태로 바꿔주는 계기'가 된다.

2. 계기

슬슬 회사 일이 익숙해질 무렵인 6개월차(2020년 12월)가 되던 날, 같이 일하던 회사 동료들의 행동들이 새삼 눈에 들어온다.

눈에 들어온 모습들을 하나씩 나열해보면,

  • 회사에서 정해준 시간에 맞춰 출근
  • 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터덜터덜 각자의 작업대로 가서 작업 시작
  • 중간중간 10분씩 쉬는 시간마다 휴게실에 들어와 전부 쇼파에 드러누운 후 모바일 게임
  • 틈만 나면 회사와 회사 사장을 까기
  • 생활하기엔 모자란 기본급 때문에 8시 반까지 자진해서 야근

그 회사에서 연차만 쌓일 뿐, '전혀 발전과 변화가 없는 똑같은 패턴의 반복'이다.

그 날(12월쯤)도 여느때와 다를 바 없이, 쉬는시간이 되었을 때 휴게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각자 쇼파에 누워 서로 모바일게임을 하며 낄낄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그거 재밌어요??” 라고 물어봤다. 그 때 살면서 가장 인상깊은 답을 듣게 된다.


“야 우리같은 하층민은 원래 그냥 이런 낙으로 살다 뒤지는거야 ㅋㅋㅋ”.


이걸 듣고 들었던 생각은 ‘내가 앞으로 평생을 그런 낙으로 살게 된다면 인생 참 재미없겠다.’ 였다. 그분들을 비하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절대 없다. 다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나조차도 그때까지 별 생각없는 별반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왔으니까.

  • 인생의 치트키인 책과 글쓰기를 접하다.

    결국 내가 지금 상태에서 변화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는 삶을 살 것이며, 미래에 나도 그런 삶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 느꼈다. 그 다음날부터 내가 어떤 부분부터 변화를 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유명인사들의 발언, 유튜브, 검색 등을 통해 자기계발에 관련한 정보들을 최대한 많이 수집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조건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쓰라는 것'이었다. 바로 그들이 추천해주는 책들을 하나씩 구입하고 읽기 시작했다. 온라인 새벽 독서모임(오전 5시 ~ 오전 7시)에 참여해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책을 읽었다. 그리고 7시가 되면 출근을 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쉬는시간마다 책을 한 페이지라도 읽어나가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책을 한 권을 다 읽으면, 노션에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를 하고 중간중간 나의 생각을 첨가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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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익숙치 않던 것을 이제서야 해보려니 처음엔 속도가 정말 미친듯이 느렸다. 어떨 땐 읽는 도중에도 자꾸 집중력이 떨어져서 한시간에 1페이지만 읽은 적도 있었다. 그래도 한권 한권 글을 완성해 나갈때마다 여전히 느리지만 처음보다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한 생활을 계약이 끝나기 두달 전 시점인 2021년 5월까지 꾸준히 이어나갔다. 그러다 책과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면 절대 생기지 않았을 현상이 내 마음속에 일어났다.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내 적성에 맞는 길을 찾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사업과 직장 두 개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 세번째 선택

    그러다 5월 초쯤 내린 결론은, 지금 바로 사업을 시작하기엔 ‘나의 레벨과 독서량, 배경지식, 타이탄의 도구가 아직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해서 생각해보는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너무 떨어진다고 느꼈다.

    그렇다면 ‘현재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여러 분야의 레벨을 병행해서 올릴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사업을 최대한 덜 부담스럽게 시작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이 있을까??’ 라는 고민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고민이 ‘코딩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었다. 여기서 '인생의 중요한 세번째 선택이자, 능동적인 첫번째 선택' 이 이루어진다.

3. 국비지원 학원

  • 기초반 (2021년 5월 ~ 10월) : 적성을 찾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능력, 앱을 만드는 능력, 인공지능의 능력, 개발자라는 직업의 발전 가능성, 사업 추진에 관한 가능성 ‘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고 코딩 관련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미 개발자로 일하고 있던 지인중 한 형에게 금전적인 이유로 국비학원을 추천 받았다.

    여러 국비지원 학원을 알아보다가 한 군데를 정했다. 그 후에 여러 과목의 기초반(5월 ~ 9월)과 Java 취업반(10월 ~ 4월)을 신청하며 들어가게 되었다. 5월 ~ 9월까지 기초반을 듣는 중, 계약 만료 바로 전인 7월에 회사에서 제안한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고 코딩 공부를 계속 이어나가게 되었다.

    시작은 자바 기초반이었는데 처음엔 println 을 헷갈려서 printin 으로 적었다. 그러고선 이클립스가 친절히 어디에 오류가 났다고 보여주는데도, 왜 오류가 나는지도 모르고 입 벌리며 침만 흘리고 있다. 어떤 기능,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때도 아예 컴퓨터적 사고가 되지 않아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너무 재밌었다. 내가 친 코드대로, 내가 짠 논리대로 결과값이 출력되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기했다. 수업에서 나간 진도를 평일에 남는 시간마다 집, 카페에서 이해할 때까지 하나하나 반복 하면서 쳤다. 학생시절 때 수학을 재밌어했던 성향이 다시 튀어나온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중 for문으로 마름모 별을 찍는 것을 배웠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마름모에 4방향(1, 2, 3, 4분면)의 삼각형을 2중포문을 통해 별로 찍는 것까지 스스로 추가한 뒤, 하루종일 카페에서 끙끙대며 찍어보고 희열을 느꼈었다.

    여기서 가장 후회가 남았던 건, 5월에 코딩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론 코딩에 온 정신이 쏠려서, 책 읽기와 글쓰기를 중단하게 됐다는 점이다. 하루에 1~2시간이라도 짬을 내서 계속 유지를 했었어야 했다. 그럼 나 자신을 지금보다 더 많이 발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 취업반 (2021년 10월 ~ 2022년 4월) : 같은 진로, 다른 목적

    그렇게 여러 과목의 기초과정을 한달씩 듣게 되고 10월에 취업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내가 처음부터 너무 기대를 많이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어차피 다들 취업하려고, 개발자 하려고 여기까지 와서 배우는 것일텐데, 비전공인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많겠지??’ 란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배울점이 많을거라는 설레는 맘으로 취업반을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착오였다.

    점점 더 진도를 나가고, 취업반에서 공부한 지 1개월이 지났다. 그 때, 10일간 각자 개인이 주제를 정해서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이 있었다. JavaFX로 GUI를 만들고 Java와 Oracle Database로 기능을 만드는 개인 프로젝트 형식이었다.

    강사님은 주제별로 난이도를 알려주셨다.

    • 포스기 기능 프로그램은 난이도 ‘하’.
    • 도서관리 프로그램은 난이도 ‘중’.
    • 멀티 쓰레드 방식 채팅 프로그램은 ‘상’.

    여기서 강사님이 한 가지를 더 말해주셨다. 멀티 쓰레드 방식이 아닌, NIO non-blocking 통신 방식의 채팅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자신이 가르쳐준 역대 수강생들 중 단 한 명밖에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NIO non-blocking 통신 방식은 수업 과정에 없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책을 보고 공부해가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다.

    그 말 듣고 다짐했다. '무조건 최고 난이도 노리고 만든다.'

    NIO non-blocking 통신방식을 기반으로 한 채팅 프로그램 을 만들었다. 9일간 하루하루 밥먹는 시간 제외하고 미니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에만 매달렸다. 몇몇 기능은 시간 부족으로 못 만들었다. 원래 목표의 90%정도를 완성 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는 만족감이 있었다. 마지막 하루는 발표를 위한 PPT를 만드는 작업에 시간을 들였다.

    꽤나 큰 성취감을 가지고 다음날 학원에 갔다. 그리고 깨달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나와 같은 진로를 선택했지만 목적은 다르구나' 라는 것을.

    미니프로젝트를 완성한 사람이 나 포함 두명뿐이었고, 나머지는 거의 손조차 대지 못한 상황이었다. 나 제외하고 미니 프로젝트를 완성한 나머지 한 사람은 멀티쓰레드 방식의 채팅프로그램을 만들어왔었다.

    미니 프로젝트를 돌아가며 발표하는 그 날, 발표가 전부 끝난 뒤 강사님이 앞에 나와서 했던 말이 기억이난다.


    얘(나)같은 애하고 자기자신을 비교하면 안돼. 괜히 좌절감만 들어.

    그니까 얘는 얘대로 놔두고 너네 할 것만 집중해.


    사실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기는 커녕 쎄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 당시의 내가 볼 때도, 내 결과물이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근데도 내가 압도적 1등을 먹었다는 것이 그리 좋은 신호로 여겨지지 않았다.


    미니 프로젝트 깃허브 저장소 (포트폴리오)


    국비학원 수강생 대부분은 아무리 프로젝트 기간이고 취업이 걸린 기간이라 할지라도,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나가서 어울리는 것을 더 중요시 여긴다. 강제성이 없다면 1분이라도 코드를 보기 꺼려한다. 개발에 관한 실력보단 일단 어떻게든 어느 SI, SM 으로라도 취업하는 것 그 자체 만을 노린다. 애초에 국비지원 학원 자체가 그렇게 취업을 시켜주는 곳이기도 하다.

    국비지원 학원은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다. 막바지에 진행 할 메인 프로젝트의 조를, 강사님이 알아서 밸런스를 맞춰서 짜준다. 그렇기 때문에 메인 프로젝트에서 잘 못따라오는 같은 조 사람들까지 같이 끌고가야 하는 몫까지 해야한다.

    메인프로젝트 시작하기 한달 전(취업반 진행한지 4개월차), Spring MVC 구조와 Java의 기본 개념조차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있는 조원들을 전부 이끌어 주면서 이 메인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 막막했다. 집에서 혼자 고민을 거듭한 결과, 결국 단 한가지 결론밖에 나지 않았다. '어떻게든 끌고 간다.'

    그 사람들은 나와 어떤 것을 더 중요시 여기는지에 대해서 가치관이 다를 뿐이다. 각자의 강점이 다르고 관심 분야가 다를 뿐이다. 비난이나 신세한탄을 하기보단 '그냥 내가 꾸준하게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는 결론밖에 나지 않았다.

4. 메인 프로젝트 (취업반 4개월차) : 국비지원을 비추천 하는 이유

  • 국비지원 학원 비추천의 이유

    내가 왜 국비지원 학원을 비추천 하는지, 왜 수많은 사람들이 국비지원은 가지 말라고 얘기하는지부터 메인프로젝트 저장소 자료를 통해 먼저 보여주고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코드 수정량을 보여주는 팀원 각각의 초록색, 빨간색 숫자와 그래프를 보면 된다.

    참고로 내 계정은 tjdtls690 이다. 현재 페이지 주소(https://tjdtls690.github.io/memoir/2022-04-20-first_memoir/)의 맨 왼쪽에 ‘tjdtls690’ 이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을것이다.


    팀프로젝트 깃헙 저장소 기여율 페이지 링크


    githubGraph


    메인프로젝트 한달정도를 남겨두고 일주일에 2~3번씩 수업이 끝난 후, Java의 기본개념(각 타입의 초기화 값, 참조변수와 인스턴스의 관계, 다형성 등등), Spring MVC 구조(DispatcherServlet, Controller, ViewResolver 등등)들을 내가 직접 강의하는 식으로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모이는 날마다, 수업이 끝난 후 학원 근처 카페에서 6 ~ 7시간씩 나 혼자서 떠들면서 가르쳤다. 가끔씩 다른조원들도 같이 들으러 올 때도 있었다.

    장담컨대, 난 그 누구보다 조원들을 같이 끌고 가려고 최선을 다했다.

    물론 그럼에도 팀원들의 기본적인 개발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적었기에 분명한 한계가 있었고, 결국 메인프로젝트도 힘들게 진행되었다. 그래도 자신이 직접 강의하는 식으로 개념들을 되짚어 보는 것나에게도 개념을 확고하게 다시 정립하는 계기 가 되어 꽤 만족스러운 느낌이었다.

    가르쳐주다가 가끔 이런 질문을 받았다.


    “넌 우리랑 같은거 배우는거 맞냐?? 왜 이렇게 많이 아냐 ㅋㅋ”


    그럼 난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개발에 대한 관심도가 서로 다를 뿐이야 ㅋㅋ”


    똑같은 수업을 듣고 똑같은 내용을 들어도 관심도, 집중도가 다르면 차이가 나는건 당연하다. 아마 평소에 개발에 관한 정보들을 얼마나 검색하고 얼마나 접하는지 그 양부터 차이가 많이 날 것이다.

    사실 나도 이때쯤 이미 정보를 어느정도 많이 접한 상태였기에 알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면 상상도 못할 괴수들은 많을거고, 국비지원 학원 안에 있는 한, 나도 결국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 안에서 제일 잘한다고해서 자만하지않고 꾸준히 배우려고 노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정보가 부족해서 국비학원에 들어갔다. 그러나 만약 지금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국비학원이 아니라 돈이 좀 더 들더라도 부트캠프, 혹은 우테코와 같은 교육코스를 목표로 잡았을 것이다. 그 후 차라리 혼자서 온라인 강의로 공부했을 것이다. (인프런, NEXTSTEP 같은 곳만 봐도 국비학원보다 훨씬 질 좋은 강의가 너무 많다..)

    결과적으로 1달간 진행된 메인프로젝트는 내가 사용자쪽 화면과 기능들 90%(로그인 API, 회원가입, 태그기능, 태그에 따른 물품 리스트, 주문, 결제, 마이페이지 등등)를 만들었다. ‘그 외의 사용자 페이지 10% + 관리자 페이지에서 통계내는 기능들’‘나를 제외한 나머지 조원 5명’ 이 맡아서 했다.

    처음엔 원래 사용자쪽 기능들을 다같이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용자 기능들이 얽히고설킨 어려운 기능들이 많아서 나를 제외한 모두가 각자 딱 한 페이지만 만드는데도 3주가 걸렸다.(...) 프로젝트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를 제외한 모든 조원들을 관리자 페이지로 넘겼다. ‘그나마 간단한 CRUD 정돈 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거라도 된다면, DB에 있는 데이터를 가져오기만 해서 그것으로 통계를 내고, 그 통계를 화면에 찍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처음 목표한 기능들만큼은 나 혼자서라도 전부 완성시켜보려고 노력했지만, 목표수치 중 90%정도만 완성을 시키게 되었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메인 프로젝트가 종료되었다. 그리고 난 한 반에서 2명에게만 수여하는 우수인재 추천상과 함께 수료증을 받으며 국비지원 학원을 수료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노력을 그나마 보상받는 것같은 유일한 시간이었다. 물론, 취업할 때 이게 얼마나 효력이 있겠냐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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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자를 시작하려는 분들에 대한 자그마한 조언

    1. 개발, 코딩에 관한 관심은 별로 없지만 그냥 취업 그 자체를 목표로 잡았다면.

      • 국비지원을 가자. 공부는 많이 할 필요 없다. 들어가서 수료까지 그냥 버티고 수료 후에 이력서 몇백군데씩 쭉 돌리면 고졸이든 대졸이든 스펙 상관 없이 SI 기업 몇군데는 무조건 붙는다. (국비지원 최적 테크트리)
      • 그러나 흔히 말하는 네카라쿠배당토, 자사 서비스를 운영하는 중견 이상 회사는 가기 힘들다.
    2. 개발, 코딩 실력에 욕심이 있고 취업 이후에도 계속해서 개발공부를 이어갈 의지가 있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회사 취업에 도전을 하고 싶다면.

      • 국비지원은 절대 들어가지 마라. 무조건 시험을 보고 뽑는 부트캠프(코드 스쿼드 등), 혹은 교육코스(우테코, 싸피,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등)를 들어가라.

        • 위에서 써놓은 글만 봐도 알 수 있듯, 국비지원에선 프로그래밍 실력에 대한 열정을 가진 수강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 만약 테스트를 볼만한 실력이 아직 아니라면 혼자서 인프런에서 자바, 스프링, 알고리즘, 코딩테스트(백준)를 공부해서 시험을 볼만한 역량을 갖춰라.

  • 개발 실력에 관한 욕심이 있는데 이미 국비지원을 들어간 상태라면,

    1. 주위의 놀자판 흐름에 절대 휩쓸리지 마라. (마이페이스 공부 유지, 회식 참여 금지)

      • 어차피 국비 수강생들은 기본적으로 개발에 대한 관심도가 적기에, 회식을 가게되면 개발 관련 얘기는 극도로 꺼려하고, 그래서 그리 유익이 남는 모임은 아니다.
      • study 모임, 국비지원, 부트캠프, 교육코스 어디든, 서로가 개발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정말로 개발자로서 유익한 모임과 회식이 되는 모습은, 모일 때마다 개발 관련 얘기 를 하는 모습이 많다.
      • 학원 수업시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은 코딩에 손조차 대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2. 대중교통 이용 시, PDF든 영상강의든 어떤 것이라도 이용해서 국비지원 기간 안에 기본서 한 권은 최소 1회독 이상 돌리면서 제대로 떼도록 하자.

      • 명심하자. 국비지원에서 배우는 모든 것은 겉핥기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을.
        • 자바의 정석 요약 PDF를 이용했다. (수료 후 현재에도 자바의 정석 study를 진행하면서 계속 공부중이다.)
    3. 깃허브, 깃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해 나가자.

      • 블로그는 네이버, 티스토리, 깃, 노션 등등 어떤 블로그를 하든 상관없다.

      • 나중에 진행할 취업을 위해 자기가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다는 증거와 자료들을 모으고, 내가 공부했던 내용들을 찾기 용이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 난 현재 매일 공부한 내용을 올리며 1일 1커밋을 진행중이다.

    4. 수업 내용은 최소 한번씩은 이해하고 넘어간다는 생각으로 자습시간, 집에 있는 시간을 이용해서 수업내용 복습을 한번 이상은 꼭 진행해주자.

      • 이거라도 안해주면 진도가 너무 빠르기에 JSP, Spring 구간부터 수업을 놔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국비지원 수강생 대부분이 이렇다고 보면 된다.)
    5. 나이가 32이 넘지 않았다면,지금부터라도 국비지원 학원을 다니면서 더 높은 수준의 부트캠프, 교육코스 모집시기를 살펴보고 들어갈 준비를 해라.

      • 국비지원은 그냥 '모집 테스트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 이라고 생각하고 ‘국비지원 수업’ + ‘자신의 개인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라.
      • 처음으로 들어간 회사의 수준이 어느정도냐에 따라 앞으로의 이직이 되는 회사들의 수준이 많이 달라진다.
    6. 국비지원에서 메인 프로젝트의 규모를 크게 잡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 국비지원은 평균 수준이 많이 낮아서 같이 어떤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근데 팀원 운까지 안좋으면, 아무리 팀원들을 끌고 가려고 노력을 하더라도, 진짜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메인프로젝트를 진행해야하는 불상사 가 생긴다.

        • 우리조는 그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실제로 같은반의 다른 조들 중 그런 조가 있었다.

          • 그 조에서 혼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친구가, 우리반에서 날 제외하고 미니프로젝트를 어느정도라도 완성을 해온 유일한 친구다.

          • 실제로 다이아몬드 멘탈로 버티면서 밤낮 쉬지않고 진짜로 혼자서 했다.

          • 이 친구와 나는 다음 우테코 5기 모집 테스트를 같이 통과하자고 약속했다.ㅋㅋㅋ

5. 국비지원 수료 후 앞으로의 계획

  • 두 가지 갈림길

    현재 30살로 적은 나이가 아니었기에, 두 가지 갈림길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1. 일단 SI에 취업부터 하고 2~3년 구르면서 SI 생태계에 최대한 적응을 완료한 뒤 프리랜서를 노린다.

      • 만약 워라밸을 노릴거면 이쪽이 더 좋을거란 생각은 들었다.

      • 처음 적응기땐 당연히 좀 힘들 수 있다. 그러나 SI 특성상 2~3년정도 버티면서 일정 수준까지 실력이 올라온 뒤, SI라는 생태계에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그 이상으론 머리를 쓰지 않고 공부를 덜 하더라도, 충분히 다닐 수 있을거란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 그리고 그쯤 되면 프리로 빠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2.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자바와 알고리즘 공부를 더 해서 이번연도 말에 있을 우테코 모집을 노려본다.

      • 1번 선택지보다 앞으로의 개발자 인생에서 더욱 개발에 대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열심히 해주어야 하고 더 험난한 길일 것이다.
        • 좋은 회사일수록 회사의 성장이 빠르기에 자신도 그에 발맞춰서 더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 그리고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지속적인 공부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고민을 거듭한 결과,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도전을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게 더 낫겠다는 판단이 섰기에 2번을 선택했다. 그래서 우테코 모집 결과 발표가 나올때까지 취업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아마 개발에 대한 욕심보단 취업 그 자체에 더 중점을 두었다면, 그냥 바로 SI에 취업해서 그쪽 생태계에 익숙해진 다음, 프리로 전향해서 최대한의 워라밸을 구축해 나갔을 것이다.

  • 현재 진행중인 일정

    그래서 수료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진행중인 일정은 다음과 같다.

    1. 자바의 정석 study

      • 매주 각자가 맡은 파트에 대해 공부해서 자료를 만들고 그 자료를 기반으로 발표하는 형식의 study이다.
    2. 알고리즘 잡스 몰입캠프

      • 코딩테스트를 준비하기 위한 몰입캠프 과정을 수강중이다.
    3. 깃 블로그 운영

      • 이력서, 평상시의 공부 내용, 프로젝트 회고록, 일상 회고록 등등 을 한번에 관리하는 블로그이다.

앞으로 이 세개의 과정 중, 하나씩 마무리가 될 때마다 다음 스텝의 과정들을 다시 하나씩 추가하면서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나갈 생각이다. 올해 말에 있을 우테코 모집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없을진 당연히 모르지만, 내가 개발을 좋아하는 만큼 이 도전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우테코는 열정있는 동료 개발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 생각하기에 꼭 들어가고 싶다.


시작이 늦은 만큼, 개발을 좋아하는 만큼 더욱 정진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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